오늘은 노래를 깔고 일기를 써보자.
보통은 틀고 쓰긴 하는데 일단 오늘은 이노래가 끝날때까지 읽을 수 있게 긴 일기를 쓰는게 목표.
(왠지 개소리의 향연이 될 것만 같다.)
위와 같은 생각을 하고 노래를 찾는데 처음엔 HONNE의 음악을 틀고 할까 했는데
어쩐지 그래버리면 '분위기있는 멋진 음악을 깔고서 심각하고 진지하게 일기를 쓰는 멋진 나' 같은 느낌의 자위행위같아보여서
관뒀다.
나는 내인생을 공개적으로 목가하는 것을 굉장히 껄끄럽게 생각한다.
설령 내 자신이 현재의 모습을 만족스러워할지라도, 그걸 공공연히 떠들고 다니는건 그냥 자의식과잉의 노출증환자같다.
어쨌든 그래서 선택한게 이 노래네. 또 너무 신나는거 틀자니 그것도 이상하더라고. (정신이 사나워서 쓰질 못함)
에리카 바두가 떠오르네.
유튜브 화면은 무서우니 어서 빨리 스크롤을 내리자.
그러고보니 일기 쓸 때 유난히 많이 들었던거같은 노래가 뭐였을까 생각해보니 Daft punk - something about us인듯 하다.
밤에 쓰는 일기는 역시 약간의 멜랑콜리가 있어야지.
그래야 다음날 지울까말까 고민도 하고, 몇년 지나서 보면 감탄을 하던지 헛웃음을 켜던지 할 수 있다.
something about us가 퍼뜩 떠오른건 일기를 제일 집요하게 써댔던 싸이월드 시절의 bgm이기 때문인가!
그땐 막 새벽 3~4시에 일기를 썼다.
(그 직전까지 머리속이 새하얘질 때까지 와우를 하고 난 뒤, 이렇게 하루를 또 낭비했구나 하는 자각과 수치심 속에서)
지금도 좀 다시 늦은 시간이 되서 이렇게 쓰게 되는데
나이도 있고 생활도 있으니 좀 땡기도록 해야겠다.
일찍일찍 자고 일찍일찍 일어나야지.
새아침 새인간 우-야-!
아버지가 내일 일을 하시러 외국에 나가신다.
올해로 서른셋인 나는 해외에 나가본 적이 없다.
별로 나가고싶지도 않다.
여행 자체가 귀찮은 걸까. 길고 긴 타지 생활은 도저히 한국같지 않던 양구에서의 군생활만으로 이미 질려버린거 일 수 도 있고.
막상 가면 좋아할지 어떨지 모르겠으나 비행기도 재작년에 처음 타보고
아무튼 호연지기 같은거랑은 거리가 먼 파워집돌이 인듯 하다.
-노래가 벌써 한번 끝남.-
아무튼 아버지가 무사히 잘 다녀오셨으면 좋겠다.
아버지가 원하시는 바를 이루는건 두번째 바램이고 일단은 무사제일.
내가 다시 읽을 때 보기 편하기 위해서 줄간격을 이렇게 펑펑 늘려가면서 쓰는게
나의 습관이자 버릇인데 이렇게 쓰면 꽤 쓴거 같아도 읽으면 후루룩 넘어가버린다. (양이 얼마 안되.)
그리고 뭣보다 쓰긴 어렵고 읽긴 쉽다.
마치 벌긴 어렵고 낭비하긴 쉬운 돈 마냥.
가게에선 또 이것저것 해가면서 일했고, 별별 생각을 했다. 그리고 어제완 다르게 좀 놀면서 했다.
15권까지 모으고선 놓쳐버렸던 총몽을 보느라.
세상에 3부가 시작됐는데! 그것도 모르고 있었다니!!
제일 좋아하는 만화라고 하기도 부끄러운 일이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요소는 사실 1부의 그 세기말 근미래 펑크니까 괜찮은가?
2부 라스트 오더도 1부의 종반부의 갈래길이었을뿐, 1부의 엔딩은 그 자체로 흠 잡을데 없었다.)
빨리 다시 사야지. 다음 쉬는 날이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쉬는날이 되면 뭐가 됐던 만화책을 꼭 살래.
스콧 필그림, 총몽, 원피스 아아아아 살게 너무 많다.
gto쇼난14데이즈는 알라딘에 파는게 좋겠다.
영길이를 안좋아하는건 아닌데, 생각보다 그렇게 많이는 안좋아하는 거 같다.
후지사와 토루의 책은 아무래도 소장하긴 좀 애매한 거 같다. 그런 가치다.
착한사람과 착한사람역할을 맡는것, 나쁜사람과 나쁜사람을 만들어버리는 것.
전자들은 문제 될 게 없지만, 후자들은 문제가 있다.
그리고 내가 그짓을 해온것 같아서 마음이 무겁다.
나는 착한사람이랄 것도 없는데, 나쁜사람인 편인데
나쁜사람 역할을 그런걸 맡겨선 안되는 사람에게 맡긴거 같다.
지금 문득 다시 생각난건데
http://cafe.daum.net/_c21_/bbs_search_read?grpid=aVeZ&fldid=9Zdf&datanum=573957&svc=topRank
이걸 처음 보고 얻어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지금도 다시 보니 얼얼하네.
나는 스스로 나쁜놈 되기 싫어하는 비겁자였다.
비겁자는 벗어나야지. 그게 속죄와 사죄의 의미를 가질 듯 싶다.
후... 한심하다.
기분이 더 가라앉을 수 있을까 싶은데도 연일 기록을 갱신하듯 더 밑으로 밑으로 내려간다.
사실 나는 헤어지고 싶은 맘이 없다.
내게 과분할 정도로 좋은 사람이라서 계속 만나고 싶은데
추구하는 미래가 서로 맞지 않은게 이리도 서로를 힘들게 하니 헤어져야 하는건가 싶은거지.
지금이라도 내가 많은걸 다시 리빌딩하고 한대도 같이 또 즐겁게 연애도 하고 미래도 그려나갈 수 있으면
그렇게 하겠는데
솔직히 지금 그게 엄두가 안난다. 어떤걸 그려나가야 할 지 모르겠다.
그런 점이 너무 미안하다.
이런 걱정이 없는 사람을 만났으면 진작에 만났을거고 더 행복했을 수 있을 사람인데
내가 내욕심으로 이사람의 인생을 흔들어버린건 아닌가 하는 죄책감이
하루종일 눈 뜬 시간 내내 내맘에 들어차있다.
노래가 지금 예닐곱바퀴는 돈 거 같은데 더 못쓰겠다.
주제가 저쪽으로 넘어가면 손이 안움직인다.
지금까지 쓴걸 쭉 읽어보니 노래 클라이막스 정도까지 분량밖에 안되네.
어쩔 수 없지 뭐.
어차피 난 이것밖에 안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