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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17.01.09

부쩍 다시 쓰고 싶어졌다.


슬그머니 다시 시작한다고 누가 뭐랄것도 없으니 쓰자.


그간 정말 가감없는 표현 그 자체로 정신없었다.


제정신이 아니었다.


한편으론 내적으로 개인적으로 정리하는 시간을 갖지 못해서 더 천착해버린건 아닌가 싶다.




그간 나는 30년간 해온대로 관심을 갈구했고 그것은 근래에 이르러 심해졌으나 이뤄지지 않았다.


내게 관심을 주지 않은 관심을 갈망한 대상이 미워졌고 아쉬워졌고, 


관심을 넘어 근심을 주는 대상은 스트레스가 되고


뭐든 내뜻대로 되는게 없었다.


근데 이렇게 쓰고보니까 다른 사람은 그사람의 뜻이 있는거니까 내뜻대로 될리가 없는거였네.




또 다시 처음스러운 길을 걷게 됐다는 관점으로 우려를 표명받았다.


난 그렇게 생각한 적이 없는데 신선하고 마음아팠다.




요즘 해야 할 일이 많다.


일단은 나도 어렴풋이 파악하고 있는 내상황을 파악해야 하고


그 상황파악에 근거하여 입장을 정리해야 하고


그것이 꼭 필요한 사람에게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야 한다.


(꼭 필요한건지는 모르겠다. 내가 꼭 설명해야만 하는건 맞다.)



상황의 파악은 


재정상태, 심리상태, 인생의 비전, 과거의 궤적탐사


솔직히 저거 네개 전부 다 생각을 시작하려고만 해도 엄두도 안나고, 비참해진다.



인생의 비전은


마지막 비전 설정이 끝난지 1년여밖에 안된거 같은데도 요즘 세상에 나같이 흐리멍덩하게 살아온 병신은


더 이상 비전이 안보이는 느낌이네.





내 심리상태는


나는 내과거를 후회하고 싶은 맘이 별로 없었는데 그러고 있다.


이건 좀 좆같은 일이다.


심지어 요즘은 에라 모르겠다 식으로 스트레스를 일소하지도 못하고 있다.


술도 안마셔, 일은 존나 해, 돈은 안벌려. 근데 존나 뜯기고. 섹스도 못해. 게임도 안해. 


그냥 터지기 직전의 병신폭탄 같은 느낌이네.





재정상태는


그냥 한심한 거지새끼.


돈도 없고 뭐했냐. 진짜 한심하다.


솔직히 이세상에서 현세에서 돈말고 내인생을 가장 빠르게 판가름할 수 있는 척도가 없는것인데.


돈을 갈망하는 맘이 큰 줄 알았더니, 돈을 쓰고 싶은 마음만 컸나보다.






과거의 궤적탐사를 해보자면


나는 나름 애썼다. 하지만 나름이었을뿐. 거의 모든 판단이 결과론적으로 부정당하여 노력이 빛이 바랬다.






후...   쓰니까 좀 나은거같기도 하다.


이제 더 비참하게 디테일하게 아날로그적으로 재정상태를 정리하고, 꾸역꾸역 새로운 비전을 세우고


반려자가 될 수 도 있는 사람을 설득해야지. 


(내심리상태는 남에게 설명해봐야 그 어디에도 쓸모가 없으니 여기에 싸지르는 에너지원으로나 삼자.)




근데 이것들과 별개로 일도 존나 할게 많아서 참으로 씨발이다.




나의 서른세살의 첫일기로 어울리는거 같은 내용이다.


다시 읽었지만 이정도가 딱이네.



절망도 위해주고 희망도 위해주고 욕망도 위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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